식품 업계가 굿즈에 푹 빠졌다. 다양한 굿즈로 대중들의 눈길을 사로잡으며 굿즈 마케팅의 강점을 제대로 살리는 모습이다.
굿즈 마케팅의 가장 대표적 케이스는 두꺼비를 내세운 하이트진로다. 하이트진로는 식품보다는 주류에 가깝지만, 어쨌든 마시는 느낌이 강하니 오늘은 편의상 식품 업계의 카테고리로 생각해보도록 하자.
하이트진로는 유통업계와 손잡고 한정판으로 두꺼비 관련 굿즈를 판매해 큰 호응을 얻었다. 결국 굿즈샵인 '두껍상회' 까지 오픈해 대중과의 소통 범위를 늘렸다.
삼양라면은 나라홈데코와 삼양라면 침구류를 선보였다. 겉포장은 이불이 됐고, 스프 봉투는 베개가 됐다. 이 침구를 사용하다보면 밤마다 야식으로 삼양라면이 생각날 기세다. 이 굿즈는 SNS를 중심으로 큰 반향을 일으켰다. 삼양라면은 앞으로 불닭볶음면 캐릭터인 호치를 활용해 굿즈를 더 출시할 계획이라고 하니 굿즈 마케팅의 범위는 더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빙그레도 꽃게랑 굿즈인 '꼬뜨게랑' 시리즈를 선보였다. 꽃게랑 로고를 활용한 티셔츠 2종, 반팔 셔츠, 선글라스, 미니백 2종, 로브, 마스크 등 한정판 상품이 출시 당일부터 인기를 모아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자, 그럼 이쯤에서 본질적 질문이 필요하다. 왜 식품업계가 이렇게 굿즈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일까?
여러가지 요인이 있겠지만 대표적으로는 역시 소비 심리 자극이다. 현재의 소비 트렌드는 각자의 취향을 따른다. 따라서 관심사의 범위 안에 있는 제품들을 소비하는 경우가 많으며, 이러다보니 특정 상품으로 소비 심리를 끌어올리는 일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그래서 트렌드가 요구하는 건 "특별함" 을 자극해 소비로 느끼는 감정적 요인을 촉발시키는 것이다. 이 특별함을 자극하는데 굿즈가 상당히 좋은 해답을 제시해주고 있다.
굿즈는 대부분 한정 수량으로 출시된다. 게다가 인싸력을 뽐낼만큼 특별한 제품들이다. 즉, 굿즈를 소비하는 건 한정된 일원이 되고, 인싸가 될 수 있는 지름길이라는 것이다.
이 가치는 MZ세대들을 중심으로 발견되었지만, 이제는 40~50대에서도 소비로 특별한 가치를 찾는 일이 잦아지면서 소비의 색다른 한 측면으로 평가받고 있다. 굿즈는 소비로 이런 특별한 감정적 효과를 느끼고 싶은 사람들에게 어필한다. 소비 트렌드를 잘 반영할 수 있는 존재라는 뜻이다.
게다가 이만한 홍보 방법이 없다. 앞서 지적했듯, 지금은 취향 기반의 시대라 대중들에게 다가가는 일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관심 없으면 광고도 다 넘겨버리는 게 지금의 추세다.
이런 상황에서 굿즈는 제품이나 브랜드를 홍보하는 좋은 방식이다.
굿즈가 화제를 모으면 이슈가 생긴다. 이슈가 생기면 자연스레 언론에서 주목하게 되고, 기사가 나가게 되면 굿즈와 함께 강조되는 건 브랜드명이다. 대중들은 인싸템이라 구매하면 SNS에 인증하는 경우가 많다. SNS 인증을 통해 굿즈의 이미지가 퍼져나가지만, 궁극적으로 함께 확산되는 건 제품이나 브랜드명이다. 즉, 자연스런 바이럴을 노릴 수 있다는 뜻이다.
광고를 믿고 거른다는 말까지 나오는 상황에서 굿즈는 훌륭한 홍보 수단이다. 이런 추세를 타고 굿즈는 지속적으로 날개를 달고 있다.
소비 트렌드의 변화에 따라 홍보 방식도 변신을 거듭해야 한다. 지금 이 시점의 트렌드에서, 굿즈는 트렌드를 반영하는 유쾌한 홍보 방식 중 하나로 작동하고 있는 듯 하다.
앞으로 또 어떤 굿즈들이 출시될 진 모르겠지만, 그게 무엇이라도 대중들과 흥미로운 소통의 수단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우리는 이 소통에 주목해야 한다. 이 소통이 트렌드를 읽는 색다른 홍보 방식이 될테니 말이다.
사진/하이트진로, 삼양라면, 빙그레
글/노준영, 인싸의 시대, 그들은 무엇에 지갑을 여는가?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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