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깡" 열풍이 대단하다. 비에 대한 조롱 느낌의 댓글과 안무를 바탕으로 한 밈으로 시작된 깡의 인기는 식을 줄 모르고 이어지고 있다. 엄청난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는 건 물론이고, 음원 차트에서도 힘을 발휘했다. 깡 자체가 역주행하기도 했고, 리믹스 버전은 차트 1위에 올랐다. 대중들이 그렇게 염원하던 새우"깡" 모델로도 발탁됐다. 정말 어마어마한 결과들을 지속적으로 뽑아내고 있는 중이다.
깡 열풍은 여러모로 시사하는 바가 많다. 하지만 깡처럼 짧고 굵은 소통을 위해 핵심만 뽑아 전달해보려고 한다. 일단은 대중사회에 대한 담론이다. 대중사회라는 개념은 일찍부터 우리에게 전해져있었다. 19세기 산업혁명 후 교통 및 통신수단의 발달로 시작되어 매스미디어의 발달로 정보 전달이 빨라지면서 대중들이 사회 전면에 나섰다는 것이다. 하지만 정확하게 말하자면, 진정한 의미의 대중사회는 이제서야 열렸다는 게 필자의 생각이다. 과거 매스미디어는 자본에 종속되어 있었다. 즉, 자본과 힘을 가진 사람들의 "방향성" 이 반영될 수 밖에 없는 환경이었다는 것이다. 지금은 어떤가? 물론 유튜브와 각종 SNS도 대자본이라는 말로 표현할 순 있다. 해당 플랫폼을 소유하고 있는 회사가 거대기업이니 말이다. 하지만 적어도 내가 올리고 싶은 영상, 올리고 싶은 글을 올릴 수 있다. 정해진 방향성보다는 "나" 의 기준에 따라 사는 것이다. 이게 진짜 대중사회라는 게 필자의 생각이다.
이 대중사회 속에서 예전에는 보지 못했던 사례들이 이어지고 있다. 대중이 역주행의 중심이 되고, 대중이 광고 모델을 만든다. 실제로 김응수, 김영철, 양준일 등 역주행의 주인공들은 유튜브를 통해 대중들이 반응을 보이면서 다시 그때 그 모습 그대로 미디어에 등장했다. 깡과 새우깡의 조합은 대중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대중들이 광고모델로 써달라는 의견을 적극적으로 표출하며, 모델로 발탁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농심 측은 광고 자체도 대중들이 참여할 수 있는 기획으로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지금 대중사회의 "대중" 들이 가진 힘은 놀라울 정도다.
앞으로도 이런 경향은 더 심화될 것이라 예상한다. 플랫폼들은 살아남기 위해서라도 대중들의 참여도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할 것이며, 콘텐츠 생산자와 기업은 대중들이 이런 현상들을 만들어 내기 위해 소통에 전력을 기울일 것이다. 대중과 생산자가 평등한 관계에서 소통하며, 새 시대의 "가능성" 을 한단계 더 높일 것이다.
이런 새로운 시대에서 대중들은 "직관적 소통" 을 이어가게 될 것이다. 밈과 댓글 등 빠르고 간결하게 소비할 수 있는 콘텐츠에 대한 지지다.
비의 깡은 밈으로 소비됐다. 밈은 짤과 거의 비슷한 개념으로 생각하면 좋다. 밈으로 소비되며 재미있는 댓글들은 콘텐츠가 되어 또 다시 소비됐고, 이 과정이 반복되며 각종 커버 영상과 댓글들이 더 넘쳐나게 됐다. 짧고 간결한 소통법에 익숙한 대중들이 이 시대가 원하는 바이럴 방법을 보여준 것이다.
이제 소통은 간결해야 한다. 이해하기 쉬운 형태로 직관적인 방향성을 가지고 대중들에게 대화를 시도할 필요가 있다. 그래서 필자는 이제 이분법적 사고를 가져야 한다고 이야기하곤 한다. 우리가 흔히 오피셜이라고 말하는 가장 세련된 느낌의 공식적인 콘텐츠와 바이럴 전용 콘텐츠라는 두 가지 방향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당연히 공식적인 느낌의 콘텐츠는 기존 기획의 방향성대로 세련미와 완성도를 잡으면 된다. 하지만 바이럴용 콘텐츠는 짧고 간결하게, 그리고 직관적으로 나갈 필요가 있다. 그게 "확산' 에 최적화 될 수 있는 방향성을 잡는 사실이라는 점을 인지해야 대중들의 마음을 빼앗을 수 있을 것이다.
깡이 말하는 지금의 트렌드, 대중이 가진 힘에 주목해 짧고 강렬한 소통법을 시도해보길 바란다.
사진/농심, 레인컴퍼니
글/노준영 "인싸의 시대, 그들은 무엇에 지갑을 여는가?"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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