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디슈머에 대한 관심이 점점 커지고 있다.
모디슈머란 '수정하다' 라는 뜻의 영단어 '모디파이(modify)'와 소비자를 뜻하는 '컨슈머(consumer)'가 합쳐진 신조어다.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소비하는 창의적 소비자들을 뜻한다.
'짜파구리' 로 촉발된 모디슈머에 대한 관심은 특히 식음료업계에서 뜨겁다. 아무래도 '레시피' 라는 개념이 존재하는 필드라 모디슈머들이 고안해내는 새로운 방식이 큰 지지를 받는다.
샘표는 최근 연두 청양초와 채황 체험 패키지를 한정 판매했다. 이 조합은 SNS에서 만들어진 꿀조합으로 채황을 끓일 때 연두 청양초 1티스푼을 넣으면 깔끔하고 풍미가 생긴다는 의견이 공유되면서 만들어졌다. SNS에서 반응이 뜨겁자 샘표가 오뚜기 측에 제안해 이뤄졌다.
프레시지도 밀키트 제품 우삼겹 치즈 쫄면으로 모디슈머에 대한 관심을 드러냈다. 우삼겹 치즈 쫄면은 SNS상에서 일명 '쫄면 삼합 레시피' 로 큰 인기를 모았던 음식이다. 이에 착안해 제품화하면서 모디슈머가 주목받고 있는 상황을 반영했다.
그렇다면 우리는 본질적 질문을 던져봐야 한다. 지금 왜 모디슈머일까?
스스로에게 집중하는 트렌드다. 스스로에게 집중하다보니 소비의 중심이 생산자에서 본인, 즉 대중에게로 넘어온 것이다. 과거를 생각해보자. 조리법이 적혀있는 제품들, 이 조리법은 지극히 생산자가 제시한 방법이다. 대중은 그 제품을 사서 생산자가 말하는 대로 조리해 먹었고, 이런 환경에서 소비의 중심은 생산자에게 존재했다.
하지만 지금은 스스로에게 집중하다보니 자신의 기호에 맞게 다양한 걸 시도하고 싶은 마음들이 커졌다. 조리법 보다는 자신의 방향성을 따라가는 것이다. 이런 분위기를 타고 소비의 중심은 대중에게로 넘어왔다. 자신만의 방법을 고안하고 이를 공유한다. 생산자는 이를 보고 제품의 방향성을 고민한다. 주도권이 대중에게 존재한다고 볼 수 있다.
이런 변화된 트렌드는 모디슈머들의 등장에 힘을 실어줬다. 각자의 취향과, 각자의 마음에 집중하는 트렌드를 타고 신선한 아이디어는 더 쏟아져나올 것이다. 즉, 소비의 중심이 대중에게 존재하는 상황에서 모디슈머의 존재감은 점점 커질 것이라는 예상이 가능하다.
정보 공유의 편의성 및 접근성 개선도 모디슈머들에게는 힘이다.
생각해보면, 우리들의 어머님과 아버님 세대에서도 자신들만의 "꿀조합" 은 존재했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게 바로 어머님과 아버님의 비법 레시피 아니겠는가? 그런데 과거에는 이걸 공유할만한 곳이 없었다. 당연히 기업의 귀에 들어가는 것도 쉽지 않았다.
하지만 미디어 플랫폼이 변화하면서 공유가 쉬워졌다. 블로그, SNS, 유튜브 등 맘만 먹으면 쉽게 나만의 이야기를 전할 수 있다. 이런 정보에 기업과 대중들이 접근하는 것도 훨씬 간단해졌다. 접근해서 맘에 들면 시도하고, 참고한다. 이렇게 정보의 순환 및 접근 구조가 눈에 띄게 달라지면서 모디슈머들이 가진 아이디어는 날개를 달게 되었다.
기업 입장에서 봤을때는 새로운 에너지를 수혈할 수 있으며, 마케팅에도 도움이 된다. 모디슈머가 착안한 레시피가 인기를 얻는다면, 시도하는 사람들이 많아질 것이다. 이렇게 되면 제품 구매의 가능성이 높아지고, 좋아요와 공유가 늘어나면 제품명과 회사명이 바이럴 될 가능성도 증가한다. 기업 입장에서는 여러모로 즐거운 일이다.
모디슈머의 존재감은 대중과 기업 모두에게 매력적이다. 대중은 공유와 정보 획득으로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고, 기업은 마케팅과 판매의 측면에서 즐거운 요소가 많다. 그러니 모디슈머의 이야기는 계속해서 발전해 나갈 가능성이 무척 높다.
모디슈머는 어쩌면 변화된 환경과 미디어에 의해 등장할 수 밖에 없었던 개념인지도 모른다. 이 부분을 먼저 인지한 모디슈머와 기업들은 이미 자신들만의 이야기를 써내려가는 중이다. 지금 왜 모디슈머일까? 에 대한 대답은 변화된 트렌드를 상징한다. 적극적으로 인지하고 움직이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사진/샘표, 프레시지
글/노준영, 인싸의 시대, 그들은 무엇에 지갑을 여는가?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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