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원하면 "감칠맛" 의 이야기를 이끈 주역이라는 생각이 먼저 든다.
집에서 요리를 하다보면 2%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역할을 하고, 조미료하면 미원이 생각날 정도로 "국민 조미료" 의 존재감을 뽐낸다.
그런 미원이 "부캐" 를 만들었다. 부캐릭터를 뜻하는 부캐라는 단어는 주 정체성과 다른 또다른 스타일을 말할때 쓰이는 단어다. "놀면 뭐하니?" 의 인기와 함께 촉발된 부캐 열풍은 주로 연예계를 중심으로 영향력을 드러냈지만, 이제는 산업계 전반으로 퍼져나가는 모습이다.
미원의 부캐는 스페셜 패키지 ‘흥미원’ 이다. 본캐(주캐릭터)인 미원이 음식에 ‘감칠맛을 더해 음식 맛을 살린다’면 부캐인 흥미원은 ‘세상사는 맛을 살린다’는 것이 핵심 메시지다. 특히 미원 스페셜 패키지에 흥겨운 춤을 추는 흥미원 캐릭터와 ‘일상의 감칠맛 대폭발’ 문구를 적용해 일상의 흥을 돋우는 메시지를 강조했다. 흥미원은 이달부터 12월까지 약 3개월간 판매되며, ‘발효미원’(100g), ‘감칠맛 미원’(72g) 등 가정용 제품으로 출시된다.
사실 부캐에 대한 논의는 글 한편으로 부족할 정도로 많은 이야기가 필요하다. 하지만 필자는 늘 "숏폼" 을 추구하므로 짧고 간단하게 알아보고자 한다. 가장 중요한 건 미원이 왜 부캐를 만들어야 했을까에 대한 대답이다. 미원도 반영한 소비 트렌드, 부캐를 주목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첫번째는 대중의 욕구 충족이다. 필자가 여러번 언급했지만, 이제 대중들은 한가지 방향성에 별다른 흥미를 느끼지 못한다. 관심사와 취향이 다양하기에, 그만큼 원하는 것도 많아졌다. 제품이나 콘텐츠에 기대하는 바 역시 과거보다 훨씬 많아졌다.
이런 상황에서 제품과 콘텐츠를 기반으로 한가지 매력으로 어필하는 건 효과가 떨어지기 시작했다. 그러다보니 새로운 방향성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부캐, 즉 서브 캐릭터들을 동원해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방법이 대안으로 떠올랐다. 미원의 부캐도 이런 소비 트렌드를 반영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그간 "미원" 이라는 이름 만으로도 충분한 정체성을 형성해왔지만, 소비 트렌드에 따라 새로운 소통법이 필요했을 것으로 생각한다. "흥미원" 의 존재감은 미원에 다변화된 관심사를 반영하는 새로운 논의를 반영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다른 하나는 펀슈머의 존재감이다. 펀, 즉 즐거움을 가치로 소비하는 성향을 말한다. 여기서 말하는 펀은 꼭 웃긴 걸 말하는 건 아니다. 재미없는 거 빼고는 다 펀할 수 있다. 소비로 느끼는 재미, 호기심, 지식 충족 등 다양한 가치에서 대중들은 펀한 면을 찾아가고 있다.
부캐는 자체로 흥미롭다. 기존 방향성과 조금 다른 측면에서 제품과 콘텐츠를 소비할 수 있고, 새로운 캐릭터라는 측면에서 신선함도 존재한다. 우직하게 하나를 가지고 소통하는 것보다는 펀슈머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용이하다는 것이다.
중요한 건, 지금의 MZ세대부터 오팔세대에 이르기까지 모두 펀슈머 성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MZ세대는 말할 것도 없고, 오팔세대들도 자신의 관심사나 취미를 위해서 적극적으로 움직인다. 관심사나 취미는 펀한 재미, 소비가 주는 흥미로움을 상징한다. 즉, 이제는 소비 성향 자체를 펀슈머의 성격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
미원의 부캐는 펀슈머들의 성향을 고려할때도 괜찮은 측면이 존재한다. 부캐라는 이미지를 동원해 자칫 지루해 질 수 있는 이미지에 산뜻함을 더하며 재미를 주고 있기 때문이다.
미원도 변화한다. 소비 트렌드에 따라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건 이제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그런 움직임이 모든 세대와 소통하는 브랜드의 이미지를 좌우할 것이다. 그러니, 움직이라.
사진/대상
글/노준영, 인싸의 시대, 그들은 무엇에 지갑을 여는가?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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