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있다!!"
오팔세대에 대한 주목이 계속되고 있다. 오팔세대란 경제력을 갖춘 5060세대를 일컫는 말이다. MZ세대들만큼이나 자신들이 원하는 것을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이며 미디어와 기업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미디어들의 움직임을 먼저 보자. '박원숙의 같이 삽시다' 는 박원숙, 김영랑, 문숙, 혜은이가 함께 하고 있다. 화려했던 전성기를 지나 인생의 후반전을 준비하는 이들의 이야기를 담는게 콘셉트로 시즌1을 성황리에 마치고 2번째 시즌 역시 인기를 얻고 있다.
'사랑의 재개발' 은 중년 짝짓기 프로그램이다. MZ세대들보다 미디어 노출에 대한 부담감을 가지고 있을 오팔세대들이라 가능성에 대한 의구심이 있었던 프로그램인데, 출연 경쟁률이 무려 100대 1이었다고 한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개념과는 다른 움직임을 보인 것이다.
트로트 스타인 임영웅과 송가인에 대해 적극적인 '덕질' 을 벌이는 오팔세대들도 많다. 자신이 원하는 취미를 위해 열정을 쏟고 있는 것이다. 인터넷 환경에 대한 접근성 부족도 개선됐다. 신세계백화점이 지난 2분기 신선식품 온라인 매출의 연령 비중을 분석한 결과 5060세대의 비중이 53%를 차지했다고 한다. 이는 2030세대에 비해 4배 이상 높은 수치다.
이렇게 오팔세대들이 미디어와 소비에 전면에 등장한 건 트렌드 변화가 영향을 줬다. 스스로에게 집중하는 트렌드다. 과거에는 자신 보다는 공동체의 목표에 더 집중했다. 자식을 위한 무조건적인 희생이 가치있다고 평가받던 때다. 자식으로 대표되던 가족의 목표를 위해 헌신하고, 스스로의 이야기는 잠시 접어두는 게 우리 부모님 세대의 이야기였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MZ세대가 스스로의 마음에 집중하듯, 오팔세대들도 자신들의 이야기를 펼친다. 이는 스스로에게 집중하는 트렌드가 퍼지면서 형성된 "균형" 이 있기에 가능했다. 여전히 가족에 대한 가치는 챙기지만, 자신의 모습을 돌아보며 어느 정도 삶의 균형을 찾기 시작한 것이다. 이런 트렌드와 함께 오팔세대들은 새로운 활력을 얻었고, 좋아하는 걸 위해 적극성을 발휘하며 미디어와 소비의 중심축 중 하나로 급부상하게 됐다.
경제력도 있고, 여력도 있다. 여기에 심리적인 균형까지 더하니 강력한 힘을 발휘하게 된 것이다.
정보에 대한 접근성 변화도 영향을 줬다. 앞서 언급했듯 오팔세대들에게 이제 인터넷 환경은 그리 어색한 요소가 아니다. 또한 "단톡방" 으로 대표되는 지인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은 쉬운 정보 공유를 가능하게 만들었다. 어떤 걸 하겠다 맘 먹어도 정보가 부족해 이내 포기했던 과거와는 달라진 것이다.
실제로 오팔세대들은 좋아하는 주제를 적극적으로 퍼나르며 콘텐츠 소비를 즐긴다. 접근성이 달라지니 찾아볼 것도 많고, 공유하고 싶은 이야기도 많아진 것이다. 이런 방식을 통해 MZ세대가 향유하는 것 처럼 그들만의 소비 패턴이 만들어졌고, 이게 기업과 콘텐츠 생산자들에게 영향을 주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트렌드에서 기업과 콘텐츠 생산자는 오팔세대에 대한 이야기를 새롭게 정의해야 한다. 단순히 "기성세대용" 이라고 생각하며 바라보던 몇몇 콘텐츠와 상품으로 승부하는 근시안적 시각을 버려야 한다. 아예 기획 단계부터 오팔세대의 특성을 겨냥한 전략을 세우고, 그들만의 이야기를 만족시킬 수 있는 상품과 콘텐츠를 선보이는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
오팔세대는 이제 "큰손" 이다. 그들의 이야기와 행보를 주목하라. 우리에게 오팔세대가 던지는 질문은 "왜?" 가 아니라 "어떻게" 일 수 있다. 어떻게 그들과 소통할 것인지 고민의 폭을 넗혀라.
사진/e채널, TV조선
글/노준영, 인싸의 시대, 그들은 무엇에 지갑을 여는가?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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