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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스펙스는 왜 30년전 로고를 다시 사용할까?



토종 스포츠 브랜드로 유명한 프로스펙스가 1981년 론칭 당시에 사용했던 로고를 다시 전면에 내세웠다. 그간 몇번의 로고 변화를 거치며 과거와는 거리를 두는 모습을 보였던 프로스펙스이기에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다.


2017년에 '프로스펙스 오리지널 라인' 을 출시하며 과거 로고를 강조하는 모습을 보일때도, 계속 이어질것이라는 전망을 쉽게 하긴 어려웠다. 하지만 이때 선보인 제품들이 생각보다 더 좋은 반응을 얻으며 아예 "뉴트로" 를 새로운 전략으로 확정한 것으로 보인다.


뉴트로는 뉴레트로다. 레트로 코드를 현대적 감각에 맞게 재해석하는 것인데, 패션 업계에서 불기 시작한 뉴트로의 바람은 이제는 전 산업계로 퍼져나가 레트로 트렌드를 선도하는 키워드로 평가받고 있다. 프로스펙스의 30년전 로고로의 복귀도 과거의 로고를 이용해 현대적 감각을 더한 후 새로운 상품을 내놓은 것이라 뉴트로라고 볼 수 있다.


생각해보면 레트로 열풍은 정말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마트에만 가도 "한정판" 이라는 이름으로 예전 패키지를 이용해 출시된 상품들을 숱하게 볼 수 있다. 심지어 단종된 상품도 재출시되어 대중들을 만난다. 패션업계와 편의점을 동시에 강타한 곰표 콜라보 상품이나, LP 열풍, 휠라 디스럽터의 대세 등극 등 레트로 트렌드를 입증하는 사례들은 수도 없이 많다. 아마도 우리는 과거를 함께 논하는 세상에 살고 있는 듯 하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겠지만, 장년층와 MZ세대를 동시에 공략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메리트다. 장년층은 레트로 상품을 보고 향수를 느낀다. "그땐 그랬지" 라는 마음과 함께 친숙함에 이끌려 구매에 나선다. MZ세대들에게는 레트로가 호기심이며 인싸를 향한 욕구다. 처음 보는 것에 대한 생경함과 호기심이 크다. 하지만 이내 인싸가 되는 코드라는 걸 알게 된다. 모두가 현 시대의 트렌드를 따라갈때, 조금 방향을 바꿔 다른 코드를 적용하면 좀 더 돋보이는 사람이 될 것이라는 믿음이다. MZ세대들에게 소비의 의미는 특별함이다. 레트로는 MZ세대가 특별해질 수 있는 재료를 제공했다. 장년층에게도 MZ세대들에게도 레트로는 꽤나 근사하게 소비 욕구를 자극시켜주는 아이템이라는 뜻이다.


기업 입장에서는 불확실성을 줄인다. 완전히 새로운 상품을 출시하려면 개발과 홍보에 상당한 리스크를 떠안게 된다. 하지만 불확실성의 시대에는 리스크를 줄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레트로 코드를 차용하면 앞서 언급했듯 장년층과 MZ세대들을 동시에 공략하기 좋다. 개발면에서도 효율적인 접근이 가능하고, 장년층의 익숙함에 기대면 홍보에 드는 자원도 조금은 절약이 가능하다. 여러모로 괜찮은 선택이 되는 것이다.


심리적으로 사람들은 불확실성이 커지면 과거를 미화한다고 한다. "그때가 조금 더 나았다" 라고 생각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레트로토피아라는 용어도 있다. 레트로로 대표되는 과거를 유토피아처럼 느낀다는 의미에서 나왔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보는 우리에게 불확실성은 꼬리표처럼 따라붙는 개념이 될지도 모른다. 그러니 레트로도 계속해서 힘을 받을 것이라는 예상이 가능하다.


누구에게나 지나온 시간은 있다. 한번쯤 진지하게 돌아보고, 현 시점에서 다시 소통을 시도할 수 있는 게 뭐가 있을지 고민해 보는 건 어떨까? 소통의 답은 생각보다 가까이 있을지도 모른다.


사진/프로스펙스

글/노준영, "인싸의 시대, 그들은 무엇에 지갑을 여는가?"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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