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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벨의 "일상화"




사실 필자는 단한번도 음료에 붙는 라벨로 글을 쓰게 될 것이라 예상하지 못했다.


재활용시 다소 번거롭다는 생각과 함께, 내용물을 알고 있는데 폐기물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굳이 라벨은 없어도 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을 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나만의 의견이라 생각했을뿐, "일상화" 로 인해 현상을 분석할거라 생각하진 못한 것이다. 그런데, "그날" 이 왔다. 라벨만으로도 숱한 이야기를 풀 수 있는 날이 말이다.


이마트24가 PB(자체브랜드)생수 ‘하루이리터 2L’ 6입 번들 제품을 무라벨로 출시한다고 밝혔다. 무라벨 생수는 제품 정보를 대용량 비닐 포장지에만 표기해, 각 생수에 부착된 라벨과 접착제를 완전히 없앤 상품이다.


이마트24는 고객들의 친환경 소비를 돕기 위해, 분리배출 편의성을 높인 무라벨 생수를 기획하게 됐다고 전했다. 앞으로는 500ml와 1L 생수를 포함한 이마트24 PB생수를 무라벨로 전면 교체한다는 계획이다.


이마트24 관계자는 “무라벨 생수를 통해 라벨을 떼야 하는 번거로움을 줄여 분리배출의 편의성을 높이고, 폐 페트병의 재활용률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친환경 상품을 지속 선보여 ESG경영에 적극 동참할 수 있도록 할 계획” 이라고 밝혔다.







필자가 무라벨의 일상화라고 표현한 만큼, 이런 사례가 이마트24에만 존재하는 건 아니다. 이미 롯데마트가 무라벨 PB 생수 ‘초이스엘 세이브워터 ECO’를 출시했고, 11번가도 지무라벨 생수 ‘올스탠다드(All Standard)’ 샘물’을 출시했다.


제주삼다수는 오는 6월부터 무라벨 삼다수를 선보일 예정이고, 농심도 백산수에 무라벨을 적용한다. 이외에도 커피 제품 등 무라벨을 기조로 내세운 제품은 무척 많다. 가까운 시일내에 우리는 음료 제품에 붙는 "라벨" 을 잊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자, 그렇다면 왜 이렇게 기업들이 무라벨 정책을 강화하고 있는걸까?


첫번째는 가치소비의 일상화다. 가치를 논해야 디지털 마케팅 환경에서 살아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생각해보면 가치소비는 정말 다양한 측면으로 나타나고 있다. 한정된 가치에 열광하는 '한정판' 이나, 혹은 각자의 취미에 가치를 두고 적극적으로 추구하며 플렉스하는 성향도 있다. 또한 이 글의 사례로 언급한 무라벨 생수처럼 사회적 가치에 대한 공감을 표출하는 '미닝아웃' 도 있다. 방향은 조금씩 다를 수 있지만, 가치를 전면에 내세운다는 건 모두 마찬가지다.


이제 대중은 상품과 서비스 자체를 구매하지 않는다. 해당 상품과 서비스가 가진 가치까지 함께 구매한다. 이 가치는 자신의 취향일수도 있고, 신념일 수도 있다. 또는 한정된 일원으로 편입해 느끼는 '인싸력' 일 수도 있다. 소비 행위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감정적인 측면을 중요시하고, 이를 가치로 표현하기 때문에 대중들에게 우리가 전할 수 있는 "메시지" 를 끊임없이 고민해야 할 시기가 왔다.


디지털 마케팅 환경에서도 마찬가지다. 단순히 서비스 자체, 상품 자체를 알리는 것에서 벗어나 우리의 상품과 서비스를 소비하면서 함께 느낄 수 있는 가치에 대한 설명을 꾸준히 해나가야 한다. 그게 대중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좋은 수단이 될 것이다.


또다른 한가지는 소통이다. 필자는 가치에 대한 논의 자체가 소통이라는 말을 하고 싶다.


지금 이 시대에서 소통을 단순한 문답, 혹은 CS로 정의해서는 안된다. CS와 문답은 소통이 아닌 "기본" 이다. 입체적 대중들을 만나며 해야 할 가장 기본적인 사항이라는 뜻이다.


소통은 트렌드와 흐름을 읽어가며 가장 용이한 형태로 이뤄져야 한다. 가치는 활용도 높은 소통법 중 하나다. 지금 대중들이 가장 많이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가치 자체를 말하는 과정이 곧 브랜딩과도 연결된다. 기업의 이미지 형성은 물론이고, 가치로 대중에게 각인될 수 있는 훌륭한 기회를 제공한다. 그러니 마다할 이유가 없다. 방법은 다 다르겠지만, 가치를 말해야 한다는 건 이제 필수조건이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항상 본질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본질에 대한 고민속에서 대중에게 전할 메시지를 찾고, 이를 디지털 마케팅 환경에서 적극적으로 이야기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Back to Basics, 기본을 생각하자. 우리는 어떤 과정을 통해 어떤 이야기를 해왔는가? 이 본질적 질문에 대한 해답이 무라벨의 일상화를 지켜보는 우리가 꼭 알아야 하는 "사실" 이 될것이다.



사진/이마트24, 롯데마트, 11번가, 농심

글/노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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