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MZ세대 뿐만 아니라 기성세대도 각자의 소비 스토리를 쓰는 트렌드를 지향하고 있다.
누군가가 만들어놓은 이야기를 따라가고 싶어하지 않으며, 각자의 취향과 생각을 반영해 철저히 개별화된 정체성을 형성한다.
그러다보니 콘텐츠나 기업의 이야기도 특별할수록 집중하는 경향이 생긴다. 타 콘텐츠나 기업이 만들어 놓은 모범사례를 그대로 따라가는 게 아니라, 트렌드라는 큰 틀 안에서 스스로의 "세계관" 을 만들어낼 수 있는 주인공을 선택하게 되는 것이다. 이런 특별함은 소비하는 사람에게도 인싸력을 안겨준다. 그러니 끊임없이 이런 이야기들을 찾아 공감하는 과정을 거치고 있다.
콘텐츠 쪽으로는 걸그룹 픽시가 돋보인다. 롯데자이언츠 경기에 시구, 시타, 애국가 가창으로 참여하며 이목을 집중시켰던 픽시는 세계관을 적극적으로 형성하는 마케팅을 통해 좋은 사례들을 만들어가고 있다.
최근 픽시는 '한국적 트렌드' 를 담은 세계관을 바탕으로 특별한 결과물을 선보이고 있다. 컴백을 위한 티저 이미지는 '나빌레라' 라는 한국적 트렌드를 담았다. 멤버들의 얼굴에 나비 형성이 걸려있는 이 이미지는 강렬한 컬러감과 함께 주목받으며 전세계 케이팝 리스너들의 주목을 받았다.
이에 그치지 않고 픽시는 세계적 문화 유산인 유네스코 문화재 공주공산성 수문병의 홍보대사 위촉을 받은 것을 계기로 또다른 새로움을 만들어냈다. 공산성 내에서의 퍼포먼스 영상 및 브이로그를 공개한 것이다. 티저 이미지부터 공산성 콘텐츠에 이르는 한국적 세계관은 뚜렷한 정체성과 함께 대중들에게 남다른 개성으로 다가가는 모습이다.
장소적인 특별함 뿐만 아니라, 그간 늘 중요한 이슈로 지적되어 온 "한국적 아름다움" 을 세계로 알리는 근사한 방법이라 더욱 큰 주목을 부르고 있다.
또다른 행보도 있다. 픽시는 전 세계적인 프리미엄 반려견 잡지 [라이프앤도그] 에 신인으로는 이례적으로 10페이지를 장식했다. 여기서 현재 중요한 이슈가 되고 있는 버림받는 반려견에 대한 생각, 자신이 키우고 있는 반려견들에 대한 애정을 공개하며 팬들로 하여금 따뜻한 마음을 자아내게 했다. 이 역시 최근 트렌드로 부상하고 있는 미닝아웃을 반영한 것으로, 각자의 생각과 의견을 솔직히 드러내며 사회적 가치를 일깨우는 방식에 부합한다.
이미 케이팝 업계에서는 #방탄소년단, #몬스타엑스 등이 독보적인 세계관을 선보이며 소통을 이어온 바 있다. 세계관 자체가 트렌디한 소통법이기에 #픽시 처럼 확고한 정체성을 만들어내는 건 앞으로도 중요한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기업도 세계관에 주목한다. 대표적인 사례는 #현대자동차 다.
현대자동차는 '지구의 날' 에 방탄소년단과 캠페인을 공개하며 이목을 집중시킨 바 있다. 현대차는 지난해부터 방탄소년단과 함께 'Because of You'(당신을 위해)'라는 슬로건 아래 수소 에너지의 친환경성과 지속가능성을 전파하는 글로벌 수소 캠페인을 하고 있다.
영상 속에서 방탄소년단 멤버들은 조깅을 하며 쓰레기를 줍는 '플로깅'(plogging)과 패션 리사이클링, 식물 키우기, 제로 웨이스트 등 일상생활에서 환경 보호를 위해 할 수 있는 일들을 소개한다. 사회적 가치를 드러내기 위한 확실한 세계관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현대자동차 정의선 회장은 회사 공식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채널울 통해 '고고챌린지' 에 동참했다. 고고챌린지는 일회용품과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기 위해 생활 속에서 하지 않을 일 한 가지와 할 수 있는 일 한 가지를 약속하는 SNS 릴레이 캠페인이다.
이 캠페인에 참여하기 위해 정의선 회장은 이날 폐페트병에서 뽑아낸 재생섬유로 만든 업사이클링 티셔츠를 착용하고, 업사이클링 인형을 손에 든 사진을 올려 의미를 더했다. 그야말로 탄탄한 세계관의 완성이다.
지금의 트렌드를 고려하면, 앞으로 '나' 만의 메시지를 완성하는 "세계관" 은 계속해서 마케팅의 중심으로 작용할 것이다.
대중들은 그만큼 정서적 가치에 반응하게 될 것이고, 당시 눈앞에 존재하는 콘텐츠와 서비스 보다는, 해당 콘텐츠와 서비스가 말할 수 있는 가치나 메시지에 더 집중하게 될 것이다.
게다가 각자의 취향을 중시하다보니 광고의 도달이 점점 떨어지고 있는 지금 시점에서, 세계관을 통해 명확한 메시지로 대중들의 마음을 파고드는 건 고정 고객을 확보하는 가장 훌륭하고도 유의미한 방법이 될 것이라 본다. 메시지에 공감하면 자연스레 노출에 성공하는 것이며, 단순 노출보다 훨씬 더 유의미한 성과를 거둘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트렌드는 끊임없이 바뀔 것이다. 하지만 그야말로 '고도화' 되어 가는 대중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방법은 이 변화 속에서도 존재한다. 그래서 당신은 어떻게 메시지를 완성할 것인가? 조금 더 본질적인 측면이 콘텐츠와 기업의 성공을 좌우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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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올라트엔터테인먼트, 해피트라이브엔터테인먼트, 현대자동차, 빅히트뮤직
글/노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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