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혜는 사실 익숙한 전통음료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식혜보다는 수정과파였는데요, 취향은 조금씩 다를 수 있겠지만 그래도 많은 분들께 사랑받는 전통음료 중 하나입니다. 실제로 제품도 많고요, 시장에서 벌어지는 경쟁도 상당히 치열한 편입니다. 당연하게도 저는 트렌드와 마케팅을 다루는 사람입니다. 따라서 식혜에 대한 품평(?)을 다루고자 함은 아니라는 걸 미리 언급드리고 갑니다.
어쨌든 이 와중에 팔도의 비락식혜가 올 1분기 기준으로 누적판매량 19억개를 돌파했습니다. 비락식혜는 식혜 제품 중에서는 아주 안정적인 브랜딩을 구축한 제품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이 성과가 꾸준한 결과를 가져온 것으로 보입니다. 93년에 첫 선을 보였으니 올해로 출시 30주년인데요, 그래서 더 의미있는 기록이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다만, 제가 오늘 비락식혜 이야기를 꺼내는 건 30주년 때문은 아닙니다. 바로 올해(2023년) 상반기에 벌어진 일들 때문입니다. 비락식혜는 올해 상반기에 '할매니얼(할머니+밀레니얼)' 트렌드와 맞물려 5000만개가 넘는 판매량을 기록했습니다. 이는 전년 대비 약 21% 성장한 수치죠. 그만큼 많은 관심을 받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비락식혜 자체의 마케팅 활동도 활발했습니다. 용량 세분화 전략을 펼쳤고요, 지난해부터 자체 캐릭터 '비락이'와 '밥알이'를 활용한 유튜브 콘텐츠 '비밥스쿨'을 통해 젊은 층과 소통 중입니다. 또한 hy와 협업해 비락식혜를 활용한 밀키트도 출시한 바 있죠. 이런 다양한 요소들이 올 상반기 비락식혜의 성장에 영향을 준 것으로 판단합니다.
이제부터는 좀 더 상세히 내용을 분석해 보도록 합니다. 일단 할매니얼을 생각해봐야 할텐데요, 앞서 언급드린대로 할머니 혹은 할매입맛과 밀레니엘의 합성어입니다. 그래서 할머니와 같은 입맛을 가진 밀레니얼세대를 가리키는 말인데요, 좀 더 확장해서 옛것에 반응하는 젊은 세대를 표현하는 단어로 쓰입니다. 약과, 식혜 같은 전통간식류에 대한 접근이 대표적이죠.
물론 약과나 식혜를 아예 접하지 않는 세대를 없을 겁니다. 하지만 알파세대와 Z세대는 밀레니얼세대, 혹은 그 이전 세대보다는 노출도가 다소 하락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다른 간식이나 음료를 더 찾을테니 말이죠. 그래서 이런 코드들이 새롭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경험해 보지 못한 이야기일 수도 있으니 말이죠. 이처럼 할매니얼과 연결되는 '레트로' 는 새로운 경험을 주는 한가지 방식입니다. 경험해보지 못했으면 새롭게 느끼기 때문에, 경험해보지 못한 세대를 공략하는 한 가지 방법이 되고 있죠.
최근에 리브랜딩을 통해 재출시되고 있는 패션 브랜드들을 한 번 생각해보시죠. 분명 알파와 Z세대는 해당 브랜드를 잘 모르거나, 혹은 경험해보지 못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렇다면 새로운 브랜드로 인식할 수 있다는 것이죠. 유통 업계에서 레트로를 활용하는 것도 유사합니다. 올 여름에는 과거 디자인의 선풍기가 다시 출시되었었는데요, 저는 할아버지가 쓰시던 선풍기 디자인이라 해당 제품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잘 모르는 세대라면, 아예 새롭고 특이한 제품으로 받아들일 수도 있을 겁니다. 이렇게 새로운 경험을 주는 한 가지 방식으로 레트로가 활용되고 있고,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도 다양한 시도가 이뤄질 것이라는 판단이 가능합니다. 식혜 역시 이런 대상 중 하나로 인식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하겠습니다.
또다른 한가지는 용량 세분화에서 찾아보겠습니다. 바로 상황에 맞춘 소비입니다. 실제로 테라와 같은 제품도 다양한 용량을 가지고 있습니다. 비락식혜 또한 용량 세분화 전략을 택했는데요, 이게 단순하지만 상당히 트렌디합니다. 각자의 생각이나 상황에 주목하는 상황에서, 이런 관심을 그대로 반영하는 전략이거든요. 소비에서 좀 더 많은 "나" 를 발견할 수 있는 것이죠.
생각해보면 통일된 용량으로는 각자의 상황이나 생각을 반영하긴 어렵습니다. 누군가는 작은 게 필요하고, 또 다른 누군가는 큰 제품이 필요할 수 있죠. 각자의 소비 상황에 따라 다른데, 이걸 맞춰줄 수 있는 제품이 과거에는 없었다는 겁니다. 그래서 용량 세분화는 각자에게 주목하는 트렌드를 따라 나온 작지만 커다른 변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실 변화는 작은 아이디어에서 시작됩니다. 용량 세분화는 이런 메시지를 전하고 있는 듯 합니다.
비락식혜는 이와 같은 트렌드 속에서 새로운 기회를 열어가고 있습니다. 새로운 경험을 주는 아이디어, 그리고 각자의 이야기를 반영하는 센스를 발견하셔서 새로운 전략에 활용해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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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팔도, LF, 하이트진로
글/노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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