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이런 기억이 있습니다. 은행에 가서 체크카드를 만들었어요. 그런데 자연스럽게 "그냥" 가져다 주시더라고요. 딱히 디자인은 맘에 안 들었는데, 별다른 상품이 있는 것 같지는 않아서 더 언급하진 않았습니다. 뭔가 아쉬웠지만 말이죠.
그런데, 이제 이런 상황은 사라지고 있습니다. 이번 KB국민카드 사례만 봐도 그렇죠.
더핑크퐁컴퍼니는 KB국민카드와 손잡고, MZ세대를 겨냥한 씰룩(SEALOOK) 한정판 콜라보레이션 카드 2종을 출시했습니다. 씰룩은 지구 끝에서 만난 물범들의 이야기를 담은 국내 최초의 과몰입 3D 관찰 애니메이션입니다.
KB국민카드의 핵심 체크카드 중 하나인 "노리" 도 씰룩 에디션으로 들어가 있고요, 리브 넥스트와 결합해 청소년 전용 상품도 있습니다. 양사는 한정판 카드 출시를 기념해 씰룩 콜라보레이션 콘텐츠 시리즈도 선보였습니다. 해당 시리즈는 총 3편으로 구성되었는데요, 각양각색의 씰룩 물범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해 ‘노리2 체크카드 Play 씰룩 에디션’의 다양한 혜택을 소개합니다.
사실 매우 새로운 사례는 아닙니다. 하지만 중요한 건, 과거보다 이런 사례가 매우 많아지고 있다는 걸 생각해 봐야 합니다. 굳이 따로 더 언급하지 않아도 카드사는 다양한 PLCC(상업자표시신용카드)와 콜라보 카드를 출시하고 있습니다. 분명 주력 상품은 따로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카드 상품을 출시하고 있는 것이죠.
도대체 왜 그런 걸까요?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일단 새로운 경험이라는 점을 주목해야 할 겁니다. 솔직히 카드로 새로운 경험을 준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닙니다. 카드라는 상품 자체가 너무 익숙하고, 너무 익숙하다보니 새롭게 느끼지 않기 때문입니다. 결제라는 개념이 없이 살아갈 순 없겠지만, 그렇기 때문에 숨 쉬듯 자연스러워 새로운 경험이 어려운 것이죠.
하지만 각종 PLCC나 콜라보레이션 카드들은 플레이트 부터 새롭기 때문에 색다른 경험으로 다가갈 가능성이 높습니다. 경험이 충분히 좋다면, SNS에 인증 등 바이럴 활동을 기대해볼 수도 있겠죠. 이런 부분들을 노리고 카드사들이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사실 우리는 팝업스토어 등을 통해 이미 경험의 중요성을 알고 있습니다. 다만, 실행은 참 어려운 부분이 아닐까 싶습니다. 온/오프라인을 동원해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고, 제품이나 서비스에도 새로운 요소를 더해 의미있는 경험을 제공할 수 있도록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겁니다.
또다른 한가지는 바로 팬슈머입니다. 특정 콘텐츠, 상품, 브랜드 등에 열광하는 팬을 말하죠. 보통 팬슈머들은 디깅을 합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대상" 을 위해 소비를 집중시키는 것이죠. 그래서 캐릭터를 활용한 콜라보레이션이 계속 이어지는 것이기도 합니다.
물론 팬슈머만 노릴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팬슈머와 소통할 수 있는 방식을 찾아가는 건 필요합니다. 아무래도 소비의 "근본" 을 담당해줄 수 있는 열정적 소비자이기 때문이죠. 방금 말씀드린대로 무조건 팬슈머를 노리는 건 답이 아니지만, 긍정적으로 검토해볼만한 가치는 충분하다고 봅니다.
카드의 변화는 새로운 트렌드를 상징합니다. 이 트렌드들을 바탕으로 새로운 전략을 고민해 보시기 바랍니다.
사진/KB국민카드, 신한카드, LG유플러스, 세븐일레븐
글/노준영 noh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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