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향" 의 시대, 필자는 이렇게 표현하고 싶다.
책을 쓰면서 큐레이션의 의미를 정리하고, 그 정리 속에서 취향이라는 단어를 가장 먼저 꺼내 들었을 때부터 취향의 가치에 대한 확신이 있었다. 그리고 그 확신은 소비 트렌드에서 드러나고 있다.
최근에도 좋은 사례가 있다. 여기어때가 지난달 16일부터 이달 5일까지 상위 검색어 100개를 분석한 결과를 내놨다. 그 결과에 따르면 이용자의 취향 중심 키워드 검색량이 전체의 22%를 웃돌았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5%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보통 숙소를 검색할때는 지역을 많이 검색하곤 했다. 이동의 목적지가 되는 곳을 검색해 해당 지역에 위치한 숙박 시설을 찾은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취향 키워드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게임", "키즈", "애견" 등 개인의 관심사나 상황이 반영된 키워드들이 전면에 등장했다. 목적과 취향에 따라 검색이 이뤄지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취향의 의미는 간단하고 자명하다. 바로 개인화다.
우리는 개인화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각자의 취향을 발견하고 그 취향을 존중해주는 사회가 열렸다. 그래서 유튜브 같은 뉴미디어들이 각자의 관심사를 반영할 만한 다양한 콘텐츠를 쏟아냈고, 시장에 공급되는 제품들 역시 과거보다 선택지가 크게 늘어났다.
이 모든건 개인화를 위한 과정이다. 한 개인에게 딱 맞는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상황을 위한 과도기다. 소비 트렌드는 이 방향을 따라 가고 있고, 현 시대의 자아들도 각자의 이야기를 존중받고 싶은 욕구를 드러내며 소비에 반영하고 있다.
삼성의 그랑데 AI 를 기억할 것이다. 그랑데 AI는 각자의 사용 패턴을 분석해 개인화된 코스를 추천한다. 개인화가 다소 어려울 것 같았던 가전 분야에서 소비 트렌드를 반영한 매우 좋은 사례였다.
생활 전반에 걸쳐 개인화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숙박 업소를 취향으로 찾는다는 사실 자체는 매우 특별한 일이 아닐지도 모른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움직임을 파악하는 하나의 자료라는 점에서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는 크다.
결국 미래의 서비스와 상품은 완전한 개별화를 향해 나아가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사람들의 다변화된 관심사를 끝임없이 관찰해야 하며, 빅데이터를 활용한 분석으로 큐레이션의 범위를 넓혀가야 한다. 작은 노력들이 더해져 개인화의 완성도가 높아질 것이라 예상한다. 그렇게 되면 개별 자아는 과거와는 달리 자신에게 꼭 맞는 서비스와 상품을 위해 돈을 쓰게 될 것이다.
취향의 시대다. 그 취향 속에서 더욱 적극적으로 각자의 자아를 드러내고 있는 소비자들에게 주목해야 한다. 그들이 원하는 건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최선의 답이 아니라 "자신" 을 만족시킬 수 있는 세심한 시선이다.
사진/여기어때
글/노준영, 인싸의 시대, 그들은 무엇에 지갑을 여는가? 저자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