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하면 주로 시원함을 더하는 가전제품이나, 혹은 바캉스 용품 같은 것들이 생각납니다. 실제로 이런 제품들이 한여름 마케팅의 주력을 차지하고 있고, 꽤 긴 시간 동안 우리의 소비 트렌드에 영향을 미쳐 왔죠. 하지만 요즘은 조금 다른 것 같습니다. 한여름에 크리스마스 트리를 파는 편의점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마트24는 지난 5월에 하이엔드 크리스마트 트리 얼리버드 행사를 열었습니다. 높는 180cm, 잎의 수는 일반 트리 대비 10배 이상 많으며 트리와 함께 1600개 LED 전구가 구성돼 있고 방수 케이스까지 지급되는 제품이었습니다. 그러다보니 가격대는 다소 높은 편이었는데요, 어쨌든 시중가 대비 35% 할인된 가격에 케이크 교환권까지 선물로 지급했습니다. 이마트24 매장에 방문해 카탈로그를 보고 상품을 결제한 뒤 배송을 받을 주소와 배송 희망일 정보를 남기면 순차적으로 발송되는 방식을 택했고요, 이른바 "역시즌" 마케팅이라고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함께 알아두셔야 할 건 이마트24가 팔고 있는 특이한 제품이 이것뿐만은 아니라는 겁니다. 수입차 온라인판매 플랫폼 '카비'와 손잡고 수입차 판매, 노래박스, 골프박스 등 다양한 제품들을 지속적으로 선보이고 있습니다.
이 행보에 대해 모든 판단을 다 헤아릴 순 없겠지만, 최소한 "왜?" 에 대한 궁금증은 존재하실 것 같습니다.
일단 "시즌리스" 를 생각해보시죠. 시즌이 없다는 뜻입니다. 가장 쉽게는 "얼죽아" 가 있죠. 얼어 죽어도 아이스아메리카노, 즉 날씨가 차가워져도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소비한다는 겁니다. 실제로 스타벅스는 올해 겨울에 아이스 아메리카노 관련 행사를 진행한 바 있습니다. 스타벅스가 제공했던 통계를 보아도, 확실히 겨울 시즌에 아이스 음료 매출이 나쁘지 않았습니다.
즉, 누군가가 정해놓은 "고정관념" 을 따르지 않는 다는 겁니다. 그냥 자신의 기호에 따라, 혹은 필요에 따라 소비한다는 것이죠. 그래서 크리스마스 트리도 꼭 크리스마스 시즌에 구매할 필요는 없는 겁니다. 자신이 필요하다고 느끼면 언제든 구매할 수 있는 것이죠. 역시즌이라 할인 혜택까지 주어진다면, 어차피 살거 미리 사자는 생각을 할 수도 있을 겁니다.
게다가 결국 소비는 "나" 를 중심으로 이뤄지는 활동입니다. 누군가가 "이때 사라" 고 정해놓은 기준은 딱히 의미가 없습니다. MZ세대는 이런 성향이 매우 강하고요, 앞으로의 소비 트렌드를 책임질 알파세대는 더더욱 그렇습니다. 내가 내 돈 쓰며 알아서 하는 게 소비인 겁니다. 다른 "기준" 들의 참견은 그닥 반가운 일은 아닐 가능성이 높아요.
또다른 한가지는 새로운 경험입니다. 아시다시피 이제는 대중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끊임없이 줘야 하는 시점에 와 있습니다. 편의점이나 유통 업계도 예외는 아닐텐데요, 그래서 이런 색다른 상품 판매가 큰 역할을 합니다. 물론 이 상품들이 많이 팔릴 수도 있어요. 하지만 만약 그렇지 않다고 해도, 마케팅 소재 하나는 확실히 잡은 효과를 거둘 수 있으니 말이죠.
최근까지도 편의점에서 "금" 을 판다거나, 혹은 자동차를 판다는 이야기가 나오곤 했습니다. 이마트 24역시 수입차를 판매하고 있는데요, 이처럼 제품을 통해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고 있는 겁니다.
새롭고 신기한 상품은 그 자체로 색다른 경험일 수 있습니다.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브랜드 인지도를 확보하고, 대중들에게 기억을 남길 수 있는 것이죠.
결국 트렌드는 "각자" 에게 더 주목하고, 또 새로운 경험을 주는 쪽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이 시대의 개인들은 이처럼 소비에 생각보다 더 많은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계속 주목해 보실 이유가 충분한 겁니다. 트렌드의 흐름을 보시며, 이 시대의 개인과 경험이 의미하는 바를 좀 더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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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스타벅스, GS리테일, 이마트24
글/노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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