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요한 건 "약과" 가 힘을 발휘한다는 겁니다. 도대체 이게 무슨 말일까요?
일단 팩트부터 보겠습니다. 최근 CU는 서울 압구정로데오 카페 ‘이웃집 통통이’ 와의 콜라보를 통해 ‘이웃집 통통이 약과 쿠키’ 를 선보였습니다. 이게 판매 시작 5일 만에 초도 물량 10만개가 모두 팔리는 등 좋은 반응을 얻었고, 현재도 여전히 반응이 뜨겁습니다. 물론 콜라보라는 특수성이 존재하긴 하지만, 그래도 약과가 엄청난 힘을 발휘한 것이죠.
이 덕분에 약과가 포함된 상온 디저트 전체 매출은 88.5% 늘었습니다. 업체 입장에서는 함박웃음을 지을만한 일이죠. 상당히 흥미로운 건, 이 매출의 많은 부분을 2030세대가 차지했다는 겁니다. CU가 해당 제품의 연령대별 매출 비중을 분석한 결과, 20대가 40.9%, 30대가 42.2%로 전체 매출 80% 이상을 차지했습니다. 확실히 젊은 세대가 반응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죠.
그래서 "할매니얼" 이라는 단어가 나옵니다. 할매니얼이란 할매 입맛을 가진 밀레니얼 세대를 뜻합니다. 하지만 밀레니얼 세대로만 한정하면 아쉬움이 남으니, 할매 입맛을 가진 젊은 세대를 뜻한다고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게 생각보다 광범위하게 영향을 미치고 있어요. 홈플러스는 식혜와 약과, 떡과 같은 종류의 식품 매출이 늘었다는 통계를 발표한 적이 있습니다. 디저트 업계는 이미 약과에 주목한 상태고, 일명 "레트로" 라는 수식어를 달고 다양한 제품들이 대중들을 만나는 중입니다.
할매입맛을 반영하는 제품들이 전통 간식들이다보니, 필연적으로 방금 말씀드린 레트로와 연결이 됩니다. 레트로란 과거의 코드들에 공감하는 트렌드죠. 이게 현재의 관점에서 출시되거나, 혹은 재해석이 더해지면 "뉴트로" 가 되는 겁니다. 그러니 현 시점의 할매니얼 간식들은 대부분 뉴트로라고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사회학적 관점에서 보자면, 현재가 어려우면 과거를 미화하는 경향이 있어 레트로가 힘을 얻는다고 합니다. 아무래도 고물가 시대라는 상황이 레트로에 주목할 만한 부분들을 만들어가는 것 같기도 하죠. 하지만 이게 다는 아닙니다. 마케팅과 트렌드의 관점에서도 의미가 있는데요, 바로 새로운 경험이기 때문입니다.
밀레니얼세대와 Z세대, 그리고 알파세대들은 자신들이 경험해보지 못한 대상에 대해서는 늘 새로움을 느낍니다. 즉, 레트로는 이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줄 수 있다는 것이죠. 사실 냉정하게 생각해보면, 기업이나 브랜드, 혹은 기관이 늘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긴 어렵습니다. 한결같이 색다른 아이디어를 떠올리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이죠. 그러니 레트로가 해답 중 하나를 제공합니다. 과거에서 답을 찾고, 과거에서 손쉽게 경험의 재료를 가져오는 겁니다. 이런 의미가 있기 때문에, 할매니얼을 비롯한 레트로가 계속 주목받는다고 보셔도 무방할 듯 합니다.
또다른 한가지 요소는 역시 취향소비입니다. 각자 취향이 달라요. 쉽게 설명하면 이렇습니다. 우리가 익히 아는 디저트를 좋아하는 사람이 있으면, 약과를 좋아하는 사람도 있는 것이죠. 각자 취향에 따라 소비를 선택합니다. 소위 말하는 "타인의 취향" 에 따라 휩쓸려가는 현상은 점점 줄어들고 있어요. 그래서 타겟 대중의 취향을 발견하거나, 혹은 이에 대한 인사이트를 가지고 있는 부분이 매우 중요해지는 겁니다.
약과의 힘은 이렇게 생각보다 많은 걸 이야기합니다. 트렌드를 반영하는 방식과 마케팅을 시도하는 방식에 대한 아이디어를 제공하고 있기도 하죠. 약과가 말하는 메시지를 읽어보시고, 색다른 도전의 시작으로 삼아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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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BGF리테일
글/노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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